[마켓레이더] PER 13.4배는 부담스러운 수준 | ||
기사입력 2010.12.27 17:16:02 | 최종수정 2010.12.28 09:56:55 | |
2010년 주식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경제지표와 주식시장의 괴리가 엄청나게 확대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과거 주식시장은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나 경기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2010년 하반기부터 경제지표가 예상외로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빠른 상승국면에 진입했다. 경기둔화가 기업실적 하향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에 대한 주가상승 국면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가 경기선행지수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는데, 이러한 사실이 외국인 유동성을 자극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미국 경기선행지수의 큰 폭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기동행지수 상승은 상당히 느린 편이다. 한국 경제는 2010년 하반기부터 IT, 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빠른 둔화 국면에 놓여 있다. IT 재고조정에 따른 생산, 출하, 재고 감소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제품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상태다. 11월 산업활동동향이 30일 발표되는데, 경기 둔화 과정이 지속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는 대형 자산운용사로 대표되던 펀드투자가 랩어카운트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사들에 대한 환매 압력이 크게 증가한 반면, 신생 투자자문사로의 자금 유입이 급격하게 진행됐다. 2011년에도 신생 투자자문사들이 집중투자를 통해 주식시장에서의 영역 확대를 꾀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코스피 2000 시대에 재진입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10년 3분기까지 코스피 누적순이익은 69조4000억원인데, 4분기에 15조1000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더라도 PER는 13.4배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2009년 코스피 3분기 순이익이 22조3000억원인 데 반해 4분기 순이익은 10조4000억원에 불과했다.
2010년 3분기 순이익은 24조1000억원인데, 2009년 사례를 감안하면 2010년 4분기 순이익 전망치 15조1000억원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과거 경험상 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2010년에는 IT기업 실적 부진까지 겹친다.
코스피 PER 13.4배는 역사적으로 보면 2007년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 2000 진입과 함께 밸류에이션도 높아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비싼 주식을 팔고, 싼 주식을 찾아야 하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김성노 K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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