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6일 목요일

대한항공 전망

올해들어 항공업황은 내·외국인 여행객 증가 등에 힘입어 양호한 추세를 보였다. 이에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고, 주가도 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상승폭이 대한항공보다 훨씬 컸다.

그동안 대한통운 등 그룹 리스크에 발목잡혔던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올들어 지난 22일까지 171% 넘게 상승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같은기간 30%대 상승에 그쳤다.정보기술(IT) 수요부진에 따른 화물부문 실적 둔화 우려 등이 반영되면서 최근 주가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 걸림돌 대한통운이 날개될까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주가 발목을 잡았던 대한통운이 되레 최근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내년 초 대한통운 공개매각이 진행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보유 중인 대한통운 지분 23.95%(546만4507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강성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2009년에 걸쳐 대한통운 인수에 따른 차입금 증가와 투자자산가치 감소라는 타격을 받은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그동안 약세를 보였다"며 "작년 하반기 대한항공이 상승세를 탈 동안 눌려있던 주가가 올해 한꺼번에 올라 상승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업황이 개선된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 관련 리스크가 소멸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최근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대한통운 매입가격은 주당 17만1000원이지만, 대우건설이 보유한 지분과 묶어 매각한다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4.0% 매각 사안도 단기 물량부담(오버행)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중국 관광객 증가에 대한 수혜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9월 말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외 여객 매출 가운데 중국노선 비중은 19%로 대한항공(11%)보다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국 입국자 증가가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 "대한항공, 화물 부문 우려 과도…성장성 확충 기대"

대한항공 주가는 화물 부문 우려 등으로 지난 10월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내년 성장성 확충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박 은경 애널리스트는 "작년 7월 반등한 후 줄곧 강세를 보였던 화물 수요 증가세가 올 6월 이후 둔화되면서 화물 부문 부진에 따른 이익 증가세 훼손 우려가 제기됐다"며 "다만 화물 부문 실적둔화 우려는 주가에 다소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올 4분기 실적도 여객 호조 등에 힘입어 양호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정은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4%, 110.4% 증가한 2조8980억원, 3241억원으로 추정된다"며 "국제여객 월별 탑승률이 80% 내외를 기록하면서 비수기 효과가 없어졌고, 화물운임은 최고치였던 올 2분기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 새로 도입하는 A380 등 여객기가 미주노선을 중심으로 배치되면서 매출 확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106기의 여객기를 운항 중이고, 여객기 발주잔고 45기 가운데 16기가 내년 도입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대규모 항공기 도입이 영업레버리지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최중혁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비용이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신기제 도입으로 일드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길게는 둘 다 좋지만 짧게는 아시아나"

전문가들은 내년 항공업황 전망을 고려하면 두 종목 다 긍정적인 투자대상으로 평가했다. 소득증가와 원화 및 위안화 강세로 내년에도 내국인과 중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내년 내국인 출국자수는 올해보다 16% 늘고 외국인 입국·환승객은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투자자의 투자기간별로 매력은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단기적으로는 저평가 매력과 주가 상승 재료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대한통운 등 상승 이슈가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내년 연말까지 중장기 관점에서는 대한항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강성진 애널리스트도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시장의 기대와 같이 내년 초 대한통운 공개입찰이 실시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상승 탄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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