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5일 토요일

대한통운

산은 "대한통운 지분 합치자"..대우건설 인수후 본격 협의

채권단 8월초부터 `예비협상`..대우건설 인수후 공론화할 듯
산업·우리은행 경영권 일원화에 `공감`...각론에선 입장차
복잡한 채권단 이해 관계로 합의점 도출 과정 난항 예상

입력시간 :2010.09.14 10:19
    아시아나항공
    8,560 +380 +4.65%
    기준일:조회일기준과거70영업일 / 20분지연
[이데일리 좌동욱 기자]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지난달 초부터 대한통운(000120) (59,800원 ▲ 300 +0.50%) 지배구조를 단일화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우건설아시아나항공(020560) (8,560원 ▲ 380 +4.65%)에 분산된 대한통운 지분을 어느 한쪽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총론에 공감했지만, 각론에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을 잠정 중단했다.

당초 대우건설 인수 전까지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던 산업은행도 이런 방침을 바꿔 대우건설 인수를 완료한 후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등 이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해법을 찾기로 했다.

◇ 대한통운 지분 일원화..총론에 `공감` vs 각론은 `이견`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14일 "대한통운 지배구조와 관련해 우리은행과 몇가지 대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대우건설 인수가 끝나면 곧바로 채권단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한통운과 대한통운 주주들을 위해서도 현재의 지배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모든 당사자들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한통운 지분은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23.95%씩을 보유하고 있어 대우건설이 금호그룹에서 계열분리될 경우 경영권을 행사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그래프 참조

산업은행은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대우건설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늦어도 11월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산 업은행 다른 고위 관계자는 "8월초 첫 예비협상에서는 예상과 달리 우리은행측도 총론에 대해 긍정적 반응이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지분을 어느 한쪽으로 정리해야하는 당위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산업은행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오면 검토하기로 했지만, 아직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대한통운 지분 인수가격이 핵심 쟁점

핵심 쟁점은 대한통운 지배권을 어떤 회사로 단일화하느냐와 지분을 어느 한쪽으로 몰아줄 경우 매각가격을 산정하는 문제 등 2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채권단과 자율협약 형태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대안은 대우건설이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라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산 업은행과 우리은행간 사이에 오갔던 구체적인 매각 조건이나 물량에 대해 양측은 함구하고 있다. 이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협의하지 않았다는 것이 양측의 공식 입장. 하지만 산업은행은 대한통운 지분을 가능한 싸게 사겠다는 입장을, 우리은행은 가급적 비싸게 팔겠다는 속내를 비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이나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23.95% 중 일부만 거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결국 관건은 대한통운 주식 가격을 정하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통운 주식 회계 장부상 가격(장부가)과 시가간 차이도 채권단간 합의를 이뤄내기 힘든 요소다. 금호그룹은 2008년 3월 대한통운 인수당시 주당 매입가격(17만1000원)을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 회계 장부가로 기록했지만, 최근 시가는 6만원 안팎으로 장부가 대비 35% 수준이다.

산 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설사 대한통운 주식을 사더라도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 이상 값을 쳐줄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을 시가에 30%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팔 경우 총 매각가는 4260억원이다. 장부가 9340억원과 5000억원가량 차이가 생기는 셈이다.

◇ 지분 매각시 회계 손실..채권단 이해관계도 복잡해..협상 난항 예고

게 다가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 중 어느 한쪽이 대한통운 지분을 팔게 될 경우 대규모 회계 손실도 발생한다. 이들 회사는 대한통운 지분을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으로 분류해 시가 평가를 하지 않고 지분률 만큼의 순이익만 회계 장부에 반영해왔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대한통운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이 복잡해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금호그룹과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이며,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다. 또 박삼구 명예회장 등 구(舊) 금호그룹 오너들도 이해 관계자다. 특히 올해초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배경을 갖춘 비은행권 재무적투자자(FI)들도 금호산업 채권단에 포함되면서, 이해 관계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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