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7일 일요일

대한해운

해운시황이 개선되며 주요 해운선사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주력 화물에 따라 실적 개선여부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돼 선사들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상장 4대 해운사는 주력 화물별로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컨테이너 화물을 주력으로 하며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은 벌크 화물을 주력으로 한다.

이들 해운사의 실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물동량 감소와 용선료 부담으로 일제히 곤두박질쳤다가 지난해 연말부터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에는 4대 선사 중 대한해운을 제외한 3개 선사가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초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벌크 화물을 주력으로 하고 용 대선 비중이 낮은 STX팬오션만이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벌크 시황은 컨테이너 시황에 비해 경기에 대한 탄력성이 떨어진다. 불황에서 회복은 빠르지만 호황이 왔을때 수혜 강도도 상대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

증권가에서는 한진해운의 2분기 영업이익이 1800~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의 약 90배다. 현대상선도 1분기 대비 10배 수준인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증가추세는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한진해운의 3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인 3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연간 1조원의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벌크 선사인 STX팬오션의 영업이익도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컨테이너 선사에 비하면 추세의 강도가 약하다.

FN가이드 추정치에 따르면 STX팬오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474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1분기 125억원에 비해 증가한 수치지만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에는 크게 못 미친다. 대한해운의 2분기 영업이익도 66억원으로 1분기 121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지만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컨테이너 선사들의 실적이 이처럼 급증하는 것은 운임 인상과 성수기 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3월부터 인상된 유럽노선 운임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5월부터는 미주노선 운임도 종전 대비 50% 가량 인상됐다. 3분기부터 컨테이너 시황이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물동량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국제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띠고 있으며 선사들이 운항속도 또한 줄이고 있어 비용 증가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훨씬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아직 실적이 나온 것도 아닌대 증권사 예측만 믿고 들뜨기는 조심스럽다"며 "지난해에 비해서는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벌크 선사는 최근 중국 정부가 철광석 수입을 자제하면서 사업비중이 높던 철광석 운송사업이 위축됐고 벌크운임지수(BDI)가 하락추세에 있어 실적 전망이 상대적으로 어둡다.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며 5월말 4000포인트를 돌파했던 BDI는 최근 한달간 40% 가까이 급락해 3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HR종합용선지수는 27% 가량 올랐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단순히 BDI만 놓고 향후 실적을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지금까지 큰 부담이었던 고가 용선비 부담이 많이 사라져 향후 실적 전망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김정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벌크 선사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컨테이너 선사의 실적 개선폭이 너무 큰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컨테이너 선사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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