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17일 화요일

한농화성

한농화성은 중국 건설경기 호조와 LG화학 증설 수혜를 동시에 보는 `알짜기업`이다. 1976년 한국유화제로 설립됐으며 2003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인터뷰를 위해 찾은 안양사무소는 산업은행 건물 4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한농화성에 산업은행이 흔쾌히 자금과 거처를 제공했다는 사연을 간직한 채였다.

김응상 한농화성 대표는 옛 한정화학(현 동부정밀화학)에서 1980~1995년까지 사장으로 재직했다. 한정화학은 1977년 카이스트와 산학협력으로 설립돼 화학소재 국산화에 기여했다.

한농화성이 생산하는 제품의 공통점은 `촉매`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물질을 섞을 때 융합을 돕는 기초 소재다.

화장품인 파운데이션이 피부에 `잘 먹게` 하는 역할도 유화제가 한다. 샴푸, 옷감, 페인트에서 반도체 세정제에 이르기까지 쓰임이 다양하다. 각종 산업에 적용되다 보니 비수기ㆍ성수기 구분도 덜하다.

업체의 요청에 따라 개발해 판매하는 제품은 300여 개에 달한다. 전 직원 116명이 이뤄낸 성과다.

김 대표는 "LG화학, 삼성토탈, SK케미칼 등 고객사들 주문에 맞는 제품을 내놓으려 노력한 결과 고객만족도도 높고 일정한 이익률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토탈과 한농화성의 대산공장은 파이프라인이 서로 연결돼 있다. 엄마 뱃속의 아기가 탯줄로 연결돼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올 8월에 충남 서산에 완공하는 대죽공장도 LG화학과 파이프라인이 이어지게 된다.

한농화성의 사업 부문은 희석제인 글리콜에테르(58%), 계면활성제(35%)와 특수산업용 유화제(7%)로 나뉜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글리콜에테르는 국내에서 한농화성이 유일하게 생산한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60%에 달한다.

계면활성제는 2008년부터 기능성 모노머와 콘크리트 혼화제 원료가 추가됐다.

기능성 모노머는 전자재료에 쓰이는 정밀화학 제품이다. LCD 프리즘시트 코팅제의 주요 원료로 쓰인다. 한농화성은 2~3년간 기능성 모노머 개발을 통해 국내 처음 국산화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전체 영업이익률을 2008년 6.5%에서 2009년 9.4%로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늘며 2010년 한농화성의 예상 영업이익률은 9.7%로 기대된다.

김 대표가 특히 관심을 갖는 분야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절삭유와 2차 전지 용해액이다. 절삭유는 폴리실리콘을 CD처럼 얇게 자를 때 열이 덜 발생하게 표면에 바르는 재료로 OCI 등에 공급 중이다.

김 대표는 "다우케미칼, 바스프, 쉘 등 해외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기술을 개발할 우수한 연구인력들을 더 영입해야 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콘크리트 혼화제는 작년 420억원의 매출을 올린 효자다. 중국 도로, 항만 등 SOC 호황에 힘입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농화성의 2009년 수출 비중은 22%로 2008년 15%보다 7%포인트 늘었다.

김 대표는 "올해는 26%, 향후 5년 후 30%까지 수출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5년 내로 중국 현지에 1~2개 사무소를 두는 것도 고려 중이다. 콘크리트 혼화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제3공장인 대죽공장이 세워진다. 올 8월 말 가동을 목표로 120억원을 투자했다. 특수산업용 유화제는 농약에 주로 쓰인다. 동부하이텍이 주 고객이다.

2010년 예상 매출은 1810억원, 영업이익은 170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22%, 26% 늘어나는 것이다. 올 예상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5%다.

일일 거래량이 적다는 것이 투자자로서는 아쉽다. 유통가능주식은 40%지만 외국인(싱가포르 투자청)과 국내 기관(세이에셋펀드)이 보유하고 있는 17%를 제외하면 실제 유통물량은 23%다. 배당 성향이 15~20%로 양호해 투자자들이 몇 년씩 장기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액면분할을 통해 일일거래량을 늘려 액면분할 전 1000주에서 현재 5만주로 개선됐다.

유통주식 수 증가를 위해 한농화성은 올해 처음 주식배당을 시행했다.

1주당 0.088주가 배당으로 지급돼 4월 12일부터 123만주가 추가 유통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