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8일 수요일

태웅

[CEO & Stock] 태웅 허용도 회장
미래 新성장동력 제강서 찾겠다
年80만톤 생산 전기로 2012년까지 완공 예정
단조업선 풍력 비중↓ 원자력부문 집중할 것






세계 최대 단조업체 태웅이 120t 규모 전기로를 세워 제강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제철소 완공 이후 공정이 정상화하면 연간 80만t 규모 생산량으로 국내 제강업계 `톱10`에 새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허용도 태웅 회장은 지난 26일 부산 본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하면서 "2012년 말까지 4만8000평 규모 부산 화전산업단지 터에 전기로 시설을 완공하고 2013년부터 본격적인 특수강 생산에 나설 계획"이라며 "초대형 잉곳 등 기존 제강 업체들이 손대지 못했던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태웅은 2013년 단조에서 1조1000억원, 제강에서 9000억원 등 총 2조원 매출의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며 "회사가 커지면 단조와 제강을 분사해 제강업체를 따로 상장할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정도 생산량이면 당장 국내 제강업계 10위권에 들어가는 수준이다. 제강 생산량은 현대제철 1117만t, 동국제강 282만t, 세아베스틸 200만t, 대한제강 140만t, 한국철강 125만t 등이다.

현재 태웅 단조공장에서 필요한 원재료는 연간 40만t 수준으로, 제강 생산량의 절반은 자체에서 소화하고 나머지 절반은 시장에 내다 팔 계획이다.

허 회장은 "제강공장이 완공되면 단조제품의 원가 경쟁력은 30% 정도 높아진다"며 "기존 원자재 공급업체의 마진과 운송비가 거의 없어지고, 가열된 원재료를 직접 가공해 품질은 높이면서 비용은 낮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로 진출하는 제강업에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느냐는 질문에 허 회장은 한 가지 사례를 들었다.






단조품이 점점 대형화하면서 태웅은 그에 맞는 대형 원자재(잉곳)가 필요했는데 그런 제품을 공급해 줄 제강업체가 없자 태웅 기술팀은 한 대형 제강업체와 손잡고 80t급 잉곳 개발에 성공했다. 태웅에만 공급한다는 조건으로 계약해 지금까지 단독으로 물건을 받고 있다. 태웅의 이런 제강 기술력은 그간 우수한 제강인력을 꾸준히 스카우트하고 5년 넘게 착실히 준비해온 결과다.

투자자금 마련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허 회장은 "투자규모를 5000억원 선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 들고 있는 현금성 자산 1500억원과 향후 2년간 벌어들일 순이익, 유상증자 등 직접조달 자금을 합치면 은행 대출은 3분의 1을 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부채 비율은 25%, 은행 차입금도 200억원대로 무차입경영에 가깝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존 단조업에서는 풍력 비중을 낮추고 원자력 부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태웅은 세계 최대 1만5000t급 프레스 등 시설을 갖춰 놓고 올해 초 미국기계학회(ASME) 원자력설비 제조 인증까지 따낸 상태다. 허 회장은 "현재 프랑스, 인도, 중국, 일본 등에 원자로 주기기 내의 리액터 베슬과 제네레이터 베슬을 납품하고 있다"며 "지금은 검증 단계지만 2012년부터는 본격 매출이 시작돼 현재 5% 수준인 원자력 매출이 30% 수준까지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던 풍력 분야는 점점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메인샤프트 등 핵심부품만 남기고 매출을 줄여갈 계획이다

원자력 부품 분야 경쟁자인 두산중공업이 기존에는 원자력 단조부품을 생산해 해외사에 공급했지만 최근 원전을 직접 시공하면서 해외 원전 메이커들이 새로운 단조품 공급업체를 찾고 있는 게 태웅에는 기회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당장 2010년 실적은 지난해에 다소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허 회장은 "올해 매출액은 약 54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330억원으로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2009년 4분기가 실적 바닥이지만 연간 실적으로는 2008년 호황기 때 따놓은 수주가 반기내내 이어진 2009년보다 지난해 수주가뭄 여파가 미칠 2010년이 더 안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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