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2일 월요일

KPX케미칼


[CEO & Stock] KPX케미칼 이상목 대표
"그린·신소재기업 M&A에 2천억 쏠수있다"
거래주식수 늘리려 액면분할 적극 검토






정통 가치투자 펀드매니저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바구니(포트폴리오)에 담아 놓는 종목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첫째, 영업이익률이 매년 10% 이상 유지되면서 꾸준히 배당할 것. 둘째,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을 만큼 확고한 시장지배력이 있을 것.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면서도 실적 대비 주가는 매우 저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주가가 받쳐주지 않는 이유는 있다. 이런 종목들은 유통 주식 수가 적은 데다 기관투자가들이 장기투자용으로 꼭 쥐고 있어 거래량이 미미하고 경영진이 주가 부양에 대해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장단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어 가치투자자 포트폴리오에 선호되는 종목이 코스피 상장사인 KPX케미칼이다.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사옥에서 35년간 KPX그룹에 몸담아 온 이상목 KPX케미칼 대표를 만났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이 사장은 KPX케미칼 최대 무기와 위험요인으로 공히 `폴리프로필렌글라이콜(PPG)`을 꼽았다.

PPG는 차량 시트나 가구에 들어가는 스펀지, 냉장고나 LNG 선박에 들어가는 보온용 소재, 방음 방수용 건축자재, 페인트 등 `만의 얼굴`을 가진 폴리우레탄 주원료다.






KPX케미칼은 울산에 아시아 최대 PPG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시장점유율은 60%를 상회한다. 이런 강력한 시장지배력과 기술력은 이 회사가 1999년 이래 줄곧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배경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건설, 자동차, 가구 등 폴리우레탄을 사용하는 국내 전방산업 성장률이 점차 둔해지고 수익성도 낮아지는 추세라 신성장동력 산업을 키우는 게 내 소임"이라며 "3~4년 안에 현재 80%가 넘는 PPG 매출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겠다"고 말했다.

PPG 외에 미래 먹을거리로 눈에 띄는 것은 전자재료 사업부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반도체용 연마패드와 LCD 세정재를 공급하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 322억원을 올렸고 올해는 450억원까지 늘어날 계획이다.

업계에선 KPX케미칼이 생산하는 전자재료가 100% 수입하던 고부가가치 상품이라 마진율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사업부문을 전체 매출 중 절반까지 키우려면 대규모 인수ㆍ합병(M&A)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데 회사 측은 공감한다.

이 사장은 "그린산업이나 전자재료 등 신소재 화학제품과 관련된 업체들을 M&A 대상으로 놓고 검토 중"이라며 "지금까지 무차입 경영을 해왔고 현금성 자산도 800억원 이상 들고 있어 M&A에 2000억원 정도는 충분히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KPX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재 5개 후보 기업을 서칭(탐색)하고 있는데 그룹 현금성 자산이 3400억원에 달해 2곳 정도는 인수 후 계열사로 편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미래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M&A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얘기다.

하루 평균 거래량이 수천 주에 불과한 주식 유동성 부족에 대해서도 회사 측은 고심 중이다. 이 사장은 "거래 주식 수를 늘리는 과제는 민감한 사항이라 콕 집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여러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신중하게 답변했다.

하지만 KPX그룹 관계자는 "액면분할을 단행해 주가가 많이 오른 KPX그린케미칼 사례가 그룹 내 유통 주식 수 확대를 위한 시범 케이스로 보면 된다"며 "회사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기 위해 유ㆍ무상 증자든 액면분할이든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방안은 꼭 실행할 것"이라고 최고위층 의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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